울산제일일보 · 2025.11.11 · 최주은 기자
행복드림택배-울산시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행복드림실버택배 사무실에서 어르신들이 택배를 분류하고 있다.

시니어항공서포터즈-울산시니어공항서포터즈가 승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소방안전도우미-울산 시니어 소방대원이 화재감지기를 설치하고 있다.
울산지역 시니어들이 지역 곳곳에서 새로운 인생 2막을 써 내려가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울산의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2만2천명으로 처음으로 12만명대를 넘어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60세 이상 고용 증가는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고령층의 경제활동 확대, 시니어 공공 일자리 확충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근 울산에서 돌봄·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시니어 친화형 일자리가 확대되면서, 은퇴 이후에도 현장에서 활약하는 ‘일하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일하는 노년’이 만들어가는 활기찬 울산의 현장을 통해, 세대와 사회를 잇는 시니어 일자리의 가치를 전하고자 한다.
◇행복드림실버택배, “단순한 일이 아닌, 건강을 챙기는 일입니다”
울산시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행복드림실버택배에서는 60~70대 어르신들이 매일 배송과 반품 수거 등 택배 업무를 맡으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출근 시간인 오전 10시 찾은 행복드림실버택배 사무실. 25평 남짓한 사무실 한쪽에 손지압, 발지압 가이드라인이 붙어 있었다. 어르신들은 들어오는 반품 택배를 정리하다 잠시 멈춰 가이드라인을 바라보고는, 손가락과 발을 쭉쭉 펴며 스트레칭하고 있었다. 이후 반품 택배를 정리하고, 전동 운반차를 점검하며 하루를 준비했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사무실 분위기는 단번에 달라졌다. 이날 배송 물량은 총 390건. 5명의 어르신은 각자의 역할을 맡아 움직였다.
한 어르신은 바코드를 스캔해 택배를 시스템에 등록했고, 4명의 어르신은 사무실 벽면에 붙은 신정푸르지오 101~113동 자리별로 상자를 분류했다.
실버택배는 오전엔 반품 정리, 오후엔 배송 중심으로 운영된다. 근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오전 89시 사이 출근해 1시간 정도 반품 물량을 정리하고, 45시에 배송을 마치곤 퇴근한다.
하루 택배 물량은 요일별로 차이가 있지만,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최대 500600개, 평일에는 300400개 정도가 처리된다.
어르신들은 직접 운전하지 않고, 신정푸르지오 단지 내 구역을 나눠 도보 또는 전동 운반차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6년째 근무 중인 최영환(68)씨는 “단순한 일이 아니라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오래 할 생각이 없었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지금까지 이어졌다”며 “택배 일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운동이 되고, 계산과 계획을 세워야 하므로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또 “택배 업무는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강조했다.
행복드림실버택배에서 근무 중인 시니어들은 이러한 일자리를 통해 경제적 자립뿐 아니라 건강과 사회적 활동까지 챙기며 활기찬 노후를 보내고 있다.
◇시니어공항서포터즈, 세심한 손길로 공항을 밝히다.
울산공항에서는 매일 아침, 하늘길을 오가는 승객들을 맞이하는 ‘시니어 항공서포터즈’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단순 안내를 넘어 승객 개개인의 상황을 살피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이들의 손끝에서 공항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울산공항 시니어 서포터즈 김영환(70)씨는 근무 3년 차 베테랑이다. 그는 “젊은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다 예매하지만, 60대 이상 승객은 체크인이나 안내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단순히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유여행객을 상대할 때도 그의 역할은 빛난다. 그는 “외국인 승객이 셀프체크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때 직접 다가가 도와주면 ‘땡큐’를 연발한다”며 “그럴 때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전했다.
김영환씨는 “승객들이 스스로 해보고 싶은 마음, 그 자존심을 존중해야 한다”며 “부담스럽지 않게 뒤에서 살짝 도와주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울산공항에서 근무 중인 이미진(62)씨도 공항의 활기찬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이미진씨는 “아이들이 다 시집가고 나니 집이 너무 조용했다. 예전에는 그런 시간이 좋았지만, 어느 순간 우울감이 찾아왔다”며 “그러던 중 지인이 시니어 일자리를 추천해서 지원했다. 덕분에 매일 사람을 만나고, 하루하루가 활기차졌다”고 말했다.
이어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시니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다른 일자리보다 재미있고, 보람도 크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시니어들이 공항에서 쌓는 경험과 만족감은 단순한 근무를 넘어, 지역 사회와 소통하며 활력을 얻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시니어공항서포터즈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북구 시니어클럽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보람 있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단순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사회적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어르신들의 역량을 살린 다양한 일자리를 발굴해 나가겠다”며 “만족도 높은 현장 운영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스시온·시니어 소방대, 세대 융합과 안전 실천으로 빛나는 시니어 일자리
남구는 세대 융합형·안전 실천형 등 다양한 형태의 현장 중심 시니어 일자리 모델을 확산시키고 있다.
최근 노인 일자리 초밥 전문점 스시온 사업이 ‘2025년 노인 일자리 초기 투자비 공모 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공모는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이거나 도약 단계에 있는 공동체 사업단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업 자금과 컨설팅을 지원해 노인 일자리의 사업 내실화와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스시온은 전국 최초의 시니어 초밥 전문점으로, 청년세대의 감각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노년 세대의 품격을 결합한 2·3세대 통합형 일자리 모델이다.
청년은 민첩성과 창의성을 살려 초밥 제조와 메뉴 개발, 마케팅을 전담한다. 노인은 오랜 경험과 숙련된 기술로 주방보조, 매장 운영, 포장 업무를 담당한다.
이를 통해 3년간 약 100명의 노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울산시청 인근 중심 상권(돋질로62)에 입점해 접근성과 홍보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동일 업종의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차별화된 메뉴 구성과 독창적인 운영 전략을 계획 중이다. 스시온은 내년 초 정식 오픈될 예정이다.
또 남구는 남부소방서와 손잡고 ‘노인역량활용형 소방안전도우미 사업’을 운영 중이다. 시니어 소방대는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소방 분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남구에서 활동 중인 어르신 28명은 14개 조로 편성돼 한 달 20일간, 하루 3시간씩 화재감지기 점검, 소화기 교체, 안전계도 활동을 펼친다.
이와 함께 소규모 점포 안전 점검과 시민 안전계도, 안전 환경 조성 캠페인 등의 활동을 한다.
이 사업은 어르신의 사회참여를 넓히는 동시에 지역 내 주거 안전망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초고령사회에 대응할 대안적이고 선도적인 모델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주은 기자
출처: 울산제일일보


![[창간 18주년 특집] 울산 60세 이상 취업자 12만명 돌파… 삶의 현장 곳곳서 비지땀 ‘시니어 전성시대’](/uploads/ujeil-376432_189945_2930.jpg)